한국을 대표하는 1세대 브랜드네이미스트 박재현 대표. 수많은 제품 중에서 고객의 선택을 받을 수 있는 제품이 되기 위해서는 마치 연애하듯 매력적인 요소를 드러내고 갖추어야 한다고 그는 말한다.  Editor 이혜진    Photographer 김인석  

국내 최고의 브랜드마케터로 불리는 박재현 대표. 전문가를 넘어 자타공인 브랜드 인사이터(Brand Insighter)로서 대중들에게 브랜드의 중요성을 친근하게 전달하는 브랜드 전도사이다.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그를 만나 매력적인 브랜드 탄생에 관한 얘기를 들어봤다. 박재현 대표는 학부에서는 영어교육학을, 대학원에서는 문화컨텐츠를 전공했다. 졸업 후 전공과 관계없이 광고대행사에 입사해서 커뮤니케이션 업무를 하다 보니 브랜드의 가치 제고에 대해 생각하게 됐다. 그는 모든 커뮤니케이션은 브랜딩을 하는 전략의 일환이라는 생각에 도출하게 된 것이다. 마침 1990년대 브랜드마케팅 1위 회사인 인피니트 그룹의 스카우트 제의를 받아서 전문 브랜드마케터로서의 길을 걷게 되었다. 박 대표는 누구나 이름만 대면 알만한 휘센을 비롯해 쁘띠첼, 지크, 트루맘, 코코브루니, 안랩 등 다양한 히트 작품을 남겼고, 지금까지 총 650여 개를 브랜딩했다. 

 “LG전자의 에어컨 브랜드 휘센은 ‘휘몰아치는 센바람’을 상징하는 우리말로 강력한 냉방력을 표현했습니다. 바람의 소리를 언어화시키면 좋겠다는 생각에 산에서 내려오는 바람 소리를 ‘휘’라는 단어로 치환했고, ‘센’은 강력함이라는 의미를 담았습니다. 제품의 우수성과 함께 브랜드가 주는 느낌 때문인지 대표적인 에어컨 브랜드로 소비자들의 많은 선택을 받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세상에 내놓은 많은 브랜드 중에 애착이 가는 작품이라고 하면 CJ ‘주부초밥왕’을 꼽을 수 있습니다. 광고 하나 없이 마트 진열대에서 우수한 매출을 낸 브랜드입니다. 일본 원작의 만화 <미스터 초밥왕>에서 따온 것으로 누구나 손쉽게 가정에서 초밥을 만들 수 있고, 맛 또한 뛰어날 것이라는 기대감을 안기는 브랜드로 주부들의 사랑을 많이 받게 된 거 같습니다.”
커피전문점 후발 브랜드이긴 하지만 코코브루니도 기존의 커피전문점과는 차별화되는 콘셉트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수제 초콜릿도 같이 판매하는 차별화되는 특징에 주안점을 두고, 먼저 커피(Coffee)의 앞글자 co와 초코(Choco)의 뒷글자 co를 따고, 브라우니의 여성형인 브루니를 합성해 ‘여성들에게 선물하는 달콤한 유혹, 달콤한 선물’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는 브랜드 네임이 탄생한 것이다.
 “좋은 브랜딩의 조건은 너무 낯설거나 너무 1차원적인 접근이어서는 안되고, 일명 3:7 공식인 낯설음 3에 공감대 7의 법칙을 적용하는 것입니다. 살짝 낯설어야 기대 심리를 갖게 되고, 그 기대심리로 인해서 제품에 대한 호감을 느끼게 되면 그 것이 구매로 이어지고, 다른 사람에게 전파되는 브랜드마케팅 전략인 것입니다. 브랜딩이란 단순한 언어의 창조 작업이 되어서는 안 되고, ‘마케팅 전략의 언어적 전환 작업’이어야 합니다. 콘셉트 지향성이 없는 그럴듯한 이름만 만들어서는 소비자에게 다가가다가 되돌아오는 일이 됩니다. 콘셉트를 가장 유리하게 담을 수 있는 그릇을 만드는 것이 중요합니다. 한마디로 ‘마케팅 상황에서 가장 유리한 언어 찾기’가 바로 브랜드 네이밍인 것입니다.”

브랜드네이밍은 마케팅 전략의 언어적 전환 작업
현존하는 브랜드 가운데 네이밍이 잘 된 케이스로 박 대표는 제일 먼저 테슬라를 꼽았다. 테슬라(Tesla)라는 브랜드는 사람 이름이긴 하지만 음성학적으로 인도나 아랍 쪽의 느낌을 주어서 신비한 이미지를 고객에게 심어준다는 것이다. 누구나 공감할 만한 기업 애플도 상당히 혁신적인 브랜드로 꼽았다. 애플(사과)라는 보통명사를 고유명사화한 대표적인 사례이다. 한 입 베어 문 듯한 로고의 경우 컴퓨터를 만든 창시자가 동성애로 사회에서 지탄을 받자 괴로움에 독이 든 사과를 먹고 자살을 한 것을 안타깝게 생각해 그의 정신을 기리기 위해서 탄생한 것이다. 심플하지만 임팩트 있는 심볼을 통해 애플이라는 회사를 전 세계인의 머릿속에 각인시켜다는 것만으로도 대단한 브랜드라고 박 대표는 말했다. 아직 우리나라에 들어오고 있진 않지만 블루보틀(Blue Bottle)이라는 커피 브랜드도 우수 사례로 꼽았다. 블루 보틀은 오스트리아의 최초의 카페 이름이자 로고는 블루 보틀이라는 고대의 병 모양을 차용해 디자인했다. 이렇듯 신조어를 만들기 보다는 역사성 있는 것을 내 것으로 끌어와 재해석하는 것이 브랜드로써의 스토리와 가치 면에서 더 좋은 케이스에 해당된다고 덧붙였다.
“디자인 적인 장치가 따라오면 이름뿐 아니라 이미지 적인 자산을 끌어 올릴 수 있습니다.
나이키라는 브랜드는 음성학적으로 일단 받침이 없어 전 세계인이 편하게 발음할 수 있으며, 승리의 여신 니케(Nike)에서 따왔으며, 또한 심볼은 니케의 날개를 차용했습니다. 이는 나이키가 소비자에게 주려고 하는 키 메시지인 ‘승리 예감’을 불러 옵니다. 나이키는 지금까지 광고를 하면서 한 번도 기능을 얘기한 적이 없습니다. 이처럼 스토리가 있는 브랜드를 만드는 것이 중요합니다. 기획단계에서부터 스토리를 정해서 가면 시장에서 성공할 확률이 높습니다. 소위 잘 되고 있는 브랜드는 대부분 스토리를 가지고 있습니다.”
박 대표는 훌륭한 브랜드 네이미스트가 되기 위해서는 트렌드를 아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꼽았다. 트렌드를 체화시키기 위해서는 트렌드를 앞서 나가는 매체인 잡지를 많이 보는 것이 중요하며, 크리에이티브 DNA가 기본적으로 있어야 한다. 같은 것을 보고도 다르게 생각하는 것이 중요하며, 사물을 단편적으로만 보는 것이 아닌 앞면, 옆면, 뒷면 등 다양한 각도로 볼 줄 아는 안목이 필요하다. 언어화시키는 데 장점이 있고, 영화나 신문, 잡지, 음악, 공연 등 다양한 문화콘텐츠를 접하거나 명상 등 스스로에게 몰입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고 그것을 진행하는 프로젝트에 치환을 시키면, 연결고리가 마련되어 크리에이티브한 추출거리가 나오게 되는 것이다. “언어가 가진 뉘앙스를 알아야 하며, 언어를 디자인할 줄 아는 경쟁력이 필요합니다. 예를 들면 인도어나 아랍어는 신비한 느낌을 주고, 프랑스어나 이탈리아어는 여성적이며, 패셔너블한 느낌을 줍니다. 독일어는 기술적이며 남성적이기 때문에 전자제품 같은 기술력을 필요로 하는 제품에 적합합니다. 더불어 마케팅 지향성 있는 언어를 만들어야 하기 때문에 마케팅 개념이 있으면 훨씬 도움이 됩니다.”

소비자들의 마음에 러브 마크를 찍어라
박 대표는 최근 번역서인 <핑크 펭귄>의 감수를 맡았다. 이 책에 실린 내용에 의하면 남극의 펭귄은 수십 수백 마리가 무리 지어 다니는데, 서로 비슷해서 차별점이 없는 대표적인 아이콘이다. 수많은 비슷한 것들 가운데 무채색의 블랙 펭귄으로 살아가지 않고, 가장 돋보이는 하나인 핑크 펭귄(Pink Penguin)이 되기 위해서는 어떻게 나를 알리고, 마케팅 해야 하는지에 대한 내용을 다루고 있다. 더불어 박 대표는 지난 2월 홍보대행사 더피알(The PR)의 브랜드릴레이션 전략 연구소 연구소장으로 임명됐다. 브랜드 컨설팅과 마케팅 PR을 접목해 그야말로 마케팅의 시작과 끝을 책임지는 업계 최초의 브랜드 릴레이션 회사로 발돋움하는데 필요한 중요한 직책을 맡게 된 것이다.
“브랜드는 하나의 제품을 소비자와 관계를 형성하는 것입니다. 브랜드는 소비자와 끊임없는 연애를 해야 합니다. 연애를 하지 않으면, 소위 요즘 말하는 ‘썸’이라도 타야하는 거죠. 연애를 하려면 대화를 해야 하고, 대화를 하기 위해서는 스토리가 있어야 합니다. 일반적인 대화가 아닌 극적인 대화를 나누어야 사랑도 커지듯이 흥미로운 후킹 요소를 만들어서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어야 합니다. 이제 PR이란 단순 전달이 아닌 관계 형성에 포커스를 맞춰서 소비자들의 마음에 아주 큰 러브 마크를 그릴수록 그 브랜드는 소비자에게 선택될 확률이 높아지고, 시장에서 롱런할 수 있습니다. 21세기의 브랜드 마케팅은 제품이 아닌 사람에 집중하는 시대가 됐습니다. 고객의 생각을 읽는 브랜드를 만들어야 합니다. 사람에 포커스를 맞추고, 사람을 알아야 브랜드의 관계 형성이 가능합니다. 또한 브랜드도 온도감을 가져야 합니다. 브랜드도 하나의 생물체와 같아서 고객에게 감성적으로 다가갈 수 있는 따뜻한 존재가 되어야 오랫동안 사랑받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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