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설팅 회사를 다니며 앞으로의 인생을 고민하던 청년은 ‘때가 왔다’고 생각되었을 때 과감히 창업을 선택했다. 그리고 실리콘 밸리에 가서 진정한 창업 정신을 배울 기회를 얻게 되자 지금은 그 가치를 전파하고 있다. ‘핀테크’는 곧 일상용어가 될 것이며 ‘로보어드바이저’라는 아직은 생소한 용어도 과감하게 관심을 기울여볼만 하다고 얘기하는 뉴지스탁 (Newsystock) 문경록 대표를 만나보았다.   Interview 양영은 KBS 기자   Photographer 이경직

 

미국 실리콘밸리의 대표적 창업사관학교 드레이퍼 대학은 한 청년의 삶을 완전히 바꿔놓았습니다. 매일 아침 눈을 뜨자마자 외쳤던 ‘슈퍼히어로 선서’는 그의 뼛속까지 체화 되었습니다. “나는 모든 일에서 평등과 개방성, 건강함과 재미를 쫓겠습니다. 특히 재미를요. (중략) 평생 동안 영웅으로서 내가 가진 힘을 세상에 이로운 일에 쓸 것을 맹세합니다. (I will pursue fairness, openness, health and fun with all that I encounter. Mostly fun. (…) I will accept the lifelong obligation to hone my Superhero powers, and apply those Superhero powers to the good of the universes.)” 이전에도 창업가였지만 ‘드레이퍼 대학’에서의 한 학기(8주) 동안의 경험은 그의 사고의 폭과 깊이, 포부를 수퍼 히어로답게 만들어놓았습니다. 그리고 이 수퍼 히어로는 주식 분석 프로그램을 만들어 국내 증권 회사에 제공하면서 이제는 중국 등 글로벌 진출까지 목전에 두고 있습니다.

회사이름이 참 명확하네요. 뉴지스탁!
네, 금융투자 관련 핀테크 스타트업이고 ‘로보어드바이저’ 서비스를 제공해요. 다른 로보어드바이저와 차별점이 있다면 다른 곳들은 목표 수익률이 연 4~7%정도의 서비스를 해요, 그런데 동아시아 시장은 공격적인 투자자들이 많아서 저희는 주식 포트폴리오도 포함시켜서 좀 더 높은 수익률, 연 20% 이상을 목표로 하는 상품을 만들어서 서비스를 하고 있어요. 상대적으로 목표 수익률이 높다 보니 증권사들과 제휴하고 있고요. 은행, 자산운용사에 서비스를 제공하는 다른 로보어드바이저들과는 다른 점이 있죠. 저희 비즈니스 모델은 B2B와 B2C 둘 다 있는데 B2B가 매출의 대부분이에요. 아무리 참신한 아이디어로 시작했다고 해도 금융 콘텐츠는 수익률이나 투자 결과에 대한 트랙 레코드가 있지 않으면 쓰지 않기 때문에 대부분 증권사랑 제휴해서 B(뉴지스탁)2B(증권사)2C(고객) 형태로 서비스를 하는 게 전체 매출의 90%정도 되고요, 증권사를 통해 마케팅을 하다 보니까 무료로 체험하는 고객들은 적어도 10만 명 가까이는 되요, 유료는 4천 명 정도 되고요.

‘로보어드바이저’란 단어도 아직은 생소한데요.
최근 많이 알려져서 금융투자에 관심 있는 분들은 들어보셨을 거예요. 알파고 덕분에 노출이 많이 됐는데, 이세돌 구단이 알파고에게 패하면서 인공지능이 사람에 근접했다는 이야기가 나왔잖아요? 그러면 인공지능이 지배할 다음 산업이 뭐냐고 했을 때 금융을 가장 먼저 뽑았어요. 다 숫자로 이뤄지고 동시에 굉장히 많은 데이터를 분석해야 되니까요. 그래서 금융의 알파고는 로보어드바이저다. 즉, 컴퓨터로 데이터를 분석해서 사람이 아닌 컴퓨터가 의사결정을 내리고 투자를 하는 서비스를 로보어드바이저라고 해요. 옛날부터 있어온 알고리즘이나 시스템 트레이딩과 뭐가 다르냐고 하면 서비스의 성격이 다른 것 같아요. 예전에는 소위 ‘꾼들’ 기업 위주로 조금 싸게 사서 비싸게 팔기를 무수히 반복해 단타성 거래로 차액을 만들어 왔다면, 일반적으로는 주식이든 파생이든 주가는 장기적으로 기업 실적에 비례하는 게 이론적으로 맞잖아요? 그래서 로보어드바이저의 특성은 단타성 수익률의 극대화보단 수익률이 어느 정도 나오면서 상대적으로 안정적 운용을 할 수 있는 일반 투자자들이 하는 서비스, 그러면서 핵심이 되는 키워드는 개인화와 자동화예요. 사용자의 투자 성향을 잘 파악해 적합한 알고리즘을 매핑 시키고 그 알고리즘에 의해서 자동으로 투자까지 이루어지는 개념인 거죠.

B2C보다 B2B2C라니 이용법도 궁금하네요.
저희가 론칭한 때가 2012년 8월인데 당시 국내 증권 시장이 패닉이었어요, 주식 인구 자체가 줄고 있었죠, 기관투자 말고 리테일 투자에선 증권사들은 매매수수료가 캐시카우거든요, 근데 수수료를 깎으면서 거래를 해요. 요즘엔 수수료가 무료인 증권사도 많이 나왔죠. 당시에도 수수료를 깎으면서 경쟁을 해 왔고 장도 안 좋으니 콘텐츠에 투자할 만한 여력은 없었어요. 비용을 들여 어딘가에 투자를 하면 증권사도 그만큼 돈을 벌어야하기 때문에 수수료를 낮출 수가 없잖아요. 증권사는 수수료를 올리기를 원했고, 그렇다고 무조건 올리면 경쟁사한테 고객을 뺏기니까 무언가 서비스를 더해 주고 올려야만 했어요.
증권사들은 고객들이 수익을 낼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지 않았기 때문에 반대로 수수료를 깎아오면서 고객 유치 경쟁을 해왔던 거예요. 그러니 사람들은 수수료 싼 게 좋은 거구나 하고 생각하게 된 거고요. 증권사는 내 수익에 기여할 수 없다고 생각해 버리니까. 그래서 증권사는 또 자기들이 만든 콘텐츠를 가지고 수수료를 올리거나 유료화 서비스를 만들기엔 부담이 컸던 거고요. 저희는 스타트업이기 때문에 아무리 좋은 서비스가 있어도 마케팅 비용이 엄두가 안 나는 상황이었는데 증권사들은 수수료를 올리고 싶은 니즈가 있었고, 저희는 서비스는 있는데 고객이 없고, 그래서 ‘우리와 제휴해서 고객의 수익에 기여할 수 있는 콘텐츠를 제공받고 그걸로 수수료를 올려라. 고객은 수수료가 올라도 그 이상의 수익을 올리면 되는 거니 모두 해피하지 않냐’ 이렇게 된 거죠. 게다가 저희는 상장되어 있는 전 종목을 모니터링하고 알고리즘을 통해 그 중에서 뽑아내기 때문에 사람이 하는 것보다 큰 영역을 커버하면서 사람이 캐치하지 못한 부분을 뽑아낼 수 있는 거죠.

사람이 하는 것보다 큰 영역이요?
일단 커버리지부터 말씀드리면 시작하게 된 배경이기도 한데, 신뢰 가는 정보를 금융사나 미디어 정보라고 했을 때 증권사 애널리스트가 분석하는 종목들은 보고서 기준 매월 500개 미만이에요. 상장 종목은 1,900개 정도니까 신뢰도 있는 정보는 4분의 1정도밖에 안 돼 있는 거죠. 그리고 애널리스트들은 법인 영업의 성격이 강해서 대부분 대기업 위주이고 매수 의견은 내지만 매도 의견은 내지 않아요. 그러다보니 개인 투자자들이 얻을 수 있는 정보는 제한적이었죠. 이런 정보의 비대칭성을 없애자 라고 생각했고, 그럼 우리는 증권사가 분석하지 않는 것도 커버하자 하다 보니 데이터로 접근하게 됐고, 상장된 전 종목에 대해 펀더멘털과 모멘텀 분석을 해요. ‘펀더멘털’이라는 건 기업의 펀더멘털이 되는 실적, 재무재표에서 나오는 베이스가 되는 정보들을 주로 얘기하고 모멘텀은 실적이랑 별개로 주가의 변동, 외국인들이나 최근 동향이나 수급이라든지 그런 거를 평가하는 거예요. 빅데이터를 한다 하지 않고 계량적 퀀트(분석)라고 하는데 하루 한번 장이 끝나면 종목을 평가하죠. 그렇게 전 종목을 평가하다 보니 상대적으로 어제 대비 오늘 어떤 종목이 좋고 하는 게 보이잖아요. 그럼 그걸 가지고 랭킹을 만들어요, 관점에 따라 모멘텀이 좋은 종목, 펀더멘털이 좋은 종목 등 여러 기준에 따라 랭킹을 만들고 거기서 선별해 하나의 포트폴리오로 만든 다음 고객들에 제공하는 거죠. 앱도 있고 웹도 있고 증권사 모바일 시스템 등에 저희 화면이 올라가서 쓸 수도 있고 그래요. 시황 방송도 하고 팟캐스트도 있고요.

 

직원이 많겠네요?
18명이요. 절반은 엔지니어링 쪽이고 다른 9명이 알고리즘, 마케팅, 백오피스 역할을 해요.

지금은 어느 증권사들과 계약이 되어 있어요?
키움증권, 한국투자증권, 이베스트, 하이투자증권, 대신증권, 유진투자증권, 현대증권 등 일곱 곳이요.   

앞으로의 계획은 어떻게 돼요?
내년 정도엔 자문업 라이선스를 따려고 해요, 투자자문회사처럼 거기 고객들과 저희 고객들은 많이 겹치진 않아요, 하지만 저희는 기술이 있기 때문에 라이선스만 있으면 그 시장에 충분히 들어갈 수 있거든요. 그래서 투자 유치 등 준비를 하고 있어요. 그리고 내년 말까진 B2B와 B2C 비율을 5:5로 만들고 싶어요. 지난 4~5년 간 B2B를 해오면서 인지도가 꽤 쌓였기 때문에 B2C 마케팅 비용을 옛날만큼 많이 안 써도 효과가 있을 거 같아서 B2C 시장 진출을 하려고 하고 해외 진출도 계획하고 있어요. 중국을 첫 번째로 생각하는데 그 이유는 중국은 금융업이 우리보다 발전돼 있지만 증권업은 아니에요. 중국은 증권업이 80년대에 생겼고, 아직도 국가가 주가를 컨트롤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합리적인 시장이 아니어서 데이터 관련 서비스가 거의 없어요. 데이터가 워킹하려면 합리적인 시장이어서 상장 주식이 그 기업의 실적에 맞게 왔다갔다해야 되는데 그런 게 아니니까요. 이제 중국이 위안화를 SDR에 편입시켜 기축통화가 되길 원하고, 금융굴기라고 5개년 계획에 금융시장 개방이 들어가 있어요. 그럼 금융개방을 위해 외국돈을 주식시장으로 들여올 거란 말이죠. 그러니까 중국도 조만간 합리적인 기조를 가져갈 거고, 환경적으로도 전체 증시에서 개인투자자 비중이 커요. 우리나라가 76% 정도인데 중국은 90%, 2억 명 정도라 좋은 시기라고 봐요.


‘뉴지스탁’이라는 회사가 있을 때와 없을 때 세상이 어떻게 달라질까요? 
Newsy라는 말이 ‘좋은 소식으로 시끌벅적한’이라는 뜻이래요. 개인투자자도 금융투자로 수익을 내는 환경이 만들어져서 다 같이 부자가 되는 거죠. 이상적인 말일 수도 있어요. 이론적으로 저희 서비스가 너무 좋아서 돈이 몰리면 수익률은 평균으로 수렴될 테니까 말이 안 될 수도 있지만, 과거에 거래하는 금액이 크지 않다고 증권사에서 아무 혜택도 못 받았던 사람들한테 정보의 비대칭성을 풀어줘서 알고 투자하게 되면 문화를 바꾸는데 기여를 할 수도 있고요. 저희 회사의 가치는 사람들이 합리적인 투자를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고, 금융투자라는 게 어렵지 않아서 많은 사람들이 할 수 있게 진입장벽을 낮춰주는 거라고 할 수 있겠네요.

끝으로 실리콘밸리 ‘드레이퍼 대학’에서 배운 것에 대해서도 공유해주세요.
실리콘밸리에는 창업을 위한 에코시스템이 있는데 창업자를 배출할 수 있는 교육기관, 그리고 투자기관, 정책적으로 지원할 수 있는 정부기관, 창업가들이 활용할 수 있을 만한 기술이 있는 연구기관, 대기업이거든요. 대기업은 스타트업이 커서 제법 규모를 갖춘 기업이 됐을 때 M&A를 해서 나갈 수 있는 구조가 되어야 해요. 창업자가 실행을 해서 돈을 가지고 재창업을 하는 선순환 구조가 돼야만 스타트업이 계속 나오고 생태계가 만들어지거든요. 우리나라는 다 괜찮은데 이게 없어요. 구조적으로도 그렇고, 창업자들의 태도도 실리콘밸리는 가장 존경받는 사람들이 시리얼 기업가들이에요. 연쇄 창업가들, 즉 이런 선순환을 계속 반복하는 가령,실리콘밸리에서 구글이나 애플 다니는 친구들을 만나도 매번 그래요. 창업하고 싶다고…… 우리도 창업가를 존경하는 문화가 생겼으면 좋겠어요. 저도 시리얼 기업가가 되고 싶고요. 나이가 들어도 은퇴하고 삶을 즐기기보다는 계속 창업을 하는데서 삶의 가장 큰 가치를 얻을 수 있으면 좋겠어요, 세상에 기여도 하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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